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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 여성 디자이너 정예슬은 예고와 예대 입 학후 산업디자인을 전공했으며, 2011년 대학교 휴학중에 O!Oi를 런칭했다. 2016년을 기점으로 세컨라인인 5252 by oioi를 런칭했다.

좀 다른 이야기

  • 201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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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다른 이야기

오아이오아이 디렉터 정예슬의 사정


에디터 : 장윤수 | 포토그래퍼 : 이용선 | 디자이너 : 조윤서


인터뷰를 위해 오아이오아이(OiOi)의 사무실로 향하는 길, 곧 만나게 될 사람에 대한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기대를 가지고 길을 걸었다. 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디렉터가 고운 외모를 가졌다는 점이 첫 번째였고, 늘 강단 있게 주관적인 디자인의 옷들을 만들어온 브랜드란 점이 두 번째, 그리고 20대 중반인 젊은 디렉터의 브랜드가 어떻게 안정적인 입지를 가질 수 있었는지 그 비결에 대한 궁금증이 마지막이자 가장 큰 기대요소였다. 그리고 정예슬은 큰 기대 셋을 모두 만족시킬만한 역량을 가진 사람이었다. 좀 다른 브랜드 오아이오아이와 좀 다른 디렉터 정예슬의 이야기를 전한다.



무신사(이하 무) 당신은 누구인가?


정예슬(이하 정) 오아이오아이의 디렉터다. 디자인 업무 전반과 경영을 하고 있다. 다만 역시 가장 집중하고 있는 활동은 역시 디자인이다.



모든 디자인을 다 다루는가? 옷은 물론 그래픽까지?


포괄적으로 한다. 소재선정과 의상 디자인, 그리고 그래픽 등 디자인 전반을 다 살피고 있다. 여기에 경영까지 하려니 너무 바쁘다. 



오아이오아이는 시작한지도 꽤 오래 되었다.


11월 14일이 딱 4년 되는 날이다. 여덟 시즌을 거쳤다. 다만 아직은 스스로 신진 브랜드라 생각한다. 어디서든 오아이오아이를 소개할 일이 있으면 ‘신진’ 이라 말한다. 



11월이란 점이 조금 특이하다. 대개의 브랜드는 하절기에 시작하는데 오아이오아이는 겨울에 시작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가?


브랜드의 첫 걸음을 준비하고 있던 무렵, 갑자기 SNS를 통해 준비하고 있던 옷들이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그에 맞춰 엉겁결에 시작하게 되었다. 당시 만들던 아이템이 스웨트셔츠와 모자였는데, 입고 다니다 스트리트 스냅 리포터에게 사진을 찍혔다. 그런데 그 사진이 SNS에서 인기를 얻으며 옷들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솔직히 당시에는 브랜드를 언제 시작할지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그 일이 계기가 되어 갑자기 시작하게 되었다.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흔한 경우는 아니다. 급작스러운 시작인 만큼 초기에 시행착오가 많았을 것 같다.


22살 때 시작했다. 어린 만큼 경험이 적었고 그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요컨대 옷을 만드는 과정만 해도 참 어려웠다. 그땐 내가 직접 제작공장을 다녔었는데 처음이기도 했고, 똑 부러지지 못한 성격이기도 하여 공장의 거친 사람들 사이에서 무시당하거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에 어려운 경우가 잦았다. 



SNS를 통해 인기를 얻었다곤 하지만 시작하는 브랜드인 만큼 SNS의 반향이 경제적인 반향과동치가 되진 않았을 것이다. 즉, 당시 수입이 크진 않았을 것 같다. 


23살이었던 만큼 장래에 대해 부모님과 의논했고, 부모님은 내게 1년의 시간을 허락해주었다.그 사이에 답이 안 나오면 다시 하던 공부를 하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그 일년 사이에 답이 나왔다. 안정감이 생길 정도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니었지만 미래에 대해 기대해봐도 될만한 정도의 답이 나왔다. 



미래를 걸어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새 옷을 발표할 때면 찾아오는 기대감이다. 지난 컬렉션에 대한 반향이 좋았을 때는 이번 컬렉션도 그럴 수 있을지 궁금하고, 안 좋았다면 좋은 반향을 얻고 싶단 열망이 생긴다. 그게 재미있었다.



그러고보니 22살에 시작했고 4년이 되었으니


26살이다.



축하한다. 당신 참 젊다.


내 스스로 생각하기에는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요즘엔 업계에 나보다 더 어린 친구들이 많기에 내 나이만 해도 많은 것 같단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오아이오아이’는 좀 독특한 이름인 동시에 22살에 정한 이름이다. 무슨 의미인가?


그 무렵에 이런저런 다양한 이름을 망상하고 있었고, 치열한 고민 결과 아무리 생각해도 이만한 이름이 없었기에 이걸로 정했다. 브랜드 시작하기 전에 영국에서 1년 정도 살았다. 그때 사귀던 친구들은 내게 ‘헬로’ 라 인사하지 않고 ‘오이오이’ 라고 인사했다.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 궁금하여 물어보니 우리가 쓰는 ‘어이~!!’ 정도의 은어라 했다. 그리고 찾아봤더니 1980년대 펑크 등 하위문화에서 쓰던 말이었다. 인상적이었기에 기억하고 있었다. 브랜드를 준비하며 여러 단어들을 떠올리던 중 계획하던 브랜드의 정체성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 ‘오이’ 라고 하려다 너무 짧기도 하고 먹는 오이가 연상되기도 하여 한번 더 붙였다.


그런데 지금은 ‘오아이오아이’라 읽힌다. 처음에는 내 스스로 ‘오이오이’ 라고 읽었고 사람들도 그렇게 읽어주길 기대하며 이름을 붙였지만 다들 ‘오아이오아이’라고 읽기에, 나 역시 ‘이것은 역사와 시대의 흐름, 동시대성이 담긴 현상이구나.’ 라며 사람들이 어떻게 부르던 개의치 않아하며 브랜드를 이어갔다. 그렇게 살다보니 어느 날엔 나 역시 거래처 사람들 앞에서 내 브랜드를 ‘오아이오아이’라 부르고 있더라. 뭐, 여기까지 온 이상 어떻게 불려도 상관없다. 



발음이 바뀌기는 했지만, 그렇게 영국생활의 단순한 모티브는 4년차 브랜드의 이름이자 널리 알려진 이름이 되었다. 혹시 이름 외에도 영국생활의 경험이 브랜드에 영향을 끼친 게 있는가?


영국생활은 즐거웠다. 학업을 중단하고 영국으로 간 만큼 공부를 하러 간 것은 아니었다. 경험과 즐거움에 대한 욕구 때문에 갔다. 그리고 충분히 얻었다. 클럽도 다니고 파티도 다니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친구도 사귀고, 다양한 경험과 즐거움을 얻었다. 


요컨대 살던 곳만 해도 독특했는데, ‘웨어하우스’라 불리는 곳인데 말 그대로 창고를 개조해서 여러 명이 하우스쉐어로 살았다. 열 여섯 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디자이너, 뮤지션, 모델, 서커스 배우 등 다양한 사람들과 살았다. 그렇게 보통의 삶에선 경험할 수 없는 환경은 특별한 관계와 경험들을 만들어주다. 함께 살던 디자이너 어시스턴트가 옷 만드는 광경을 보며 옷을 만들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함께 살던 모델 친구 덕에 런던 컬렉션의 여러 런웨이를 보며 패션 브랜드를 하고 싶단 생각을 구체적으로 하게 되었다. 그런 식으로 당시의 경험은 브랜드와 디자인의 모티브로 남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옷으로 돌아선 이유는 영국에서의 경험이 전부인가?


더 어렸을 때 꿈은 패션 디자인이었다. 대학 입시를 준비할 때까지만 해도 그렇다. 그 무렵에잠시 마음이 동해 산업디자인으로 갔던 것이고, 경험해보니 “이건 내 취향이 아니다.” 란 생각이 들어 학업을 멈추고 영국으로 갔다 다시 옷으로 돌아왔다.



보통의 경우라면 패션디자인 공부를 시작하지 않을까?


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 아까 말한 ‘SNS 사건’ 이 터졌다. 그리고 그때 내 판단은 “이 시기를 놓치면 안 되겠다.” 였다. “공부는 하면서 하자,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이런 때가 없을지 모른다.” 라고 생각했고 그 즉시 시작했다. 결국 남들처럼 정식 과정을 밟은 건 아니다. 그리고 삶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늘 이렇게 적극적이었는가?


슬럼프가 왔던 적도 있다. 그리고 제법 자주 온다. 가까운 시절로는 작년 S/S 컬렉션만 해도 그렇다. 준비하던 중 아주 큰 슬럼프가 왔고, “난 안 될 거야. 난 망했어.” 이런 생각에 빠졌다. 지각하고 늦게 자고 술 먹고 놀고.. 



그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했는가? 


별다른 계기는 없다. 그저 갑자기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생각을실천에 옮겼다. 나름 적극적이라면 적극적이다. 그 때는 날 도와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부모님도 포기하고 “그만 좀 해라. 정신차려라.” 란 말만 하실 뿐이었다. 결국 혼자서 방황했고, 그 결과는 다시 열심히 살아야겠단 스스로의 자각이었다. 결국 생각은 혼자 하는 것이다.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스스로가 늘 불안하다. 주어진 모든 순간과 삶에 대해 열정이 크지만 그 열정은 언제라도 사그라들 수 있는 것이며 지난 삶이 그것을 실증한다. 그렇기에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할 요소들을 계속 찾고, 열정이 있을 때 그 열정이 쭉 이어갈 수 있게끔 늘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지금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집중하고 있는 점은 어렵게 찾은 열정을 계속 이어가게끔 하는 것이다. 슬럼프 없이, 극복하기 힘든 슬럼프 없이 쭉 이어가게 하는 것.



어느 무렵부턴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오아이오아이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을 것이다. 이 역시 당신의 시작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시작하고 반년 동안은 너무 바빠 집 밖으로 나갈 시간도 없었다. 그렇게 한 시즌을 보내고 조금 숨통이 트이기 시작할 무렵, 어느 날 홍대로 놀러 갔는데 오아이오아이의 옷을 입은 사람을 그때 처음으로 마주쳤다. 나를 모르는 사람인데 내가 만든 옷을 입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건만 너무 반가웠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다가가 인사하고 싶을 정도로 반가웠다. 



요즘도 오아이오아이의 옷을 입은 사람을 만나면 그런가?


아직도 그렇다. 다가가 인사하고 싶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다만 그 사람은 나를 모르니까… 쑥스러워 그러진 못하고 있다.



“아유 고맙습니다. 이거 제가 만들었어요.” 정도의 인사면 적당하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그럴 수 있을 정도로 넉살이 좋진 않다. 



오아이오아이의 경쾌하고 유쾌한 디자인, 그리고 앞서서 말한 삶의 태도와 경험들을 종합할 때 당신의 성격 역시 활달하고 유쾌할 것이란 유추를 하게 된다.


활달한 것은 맞지만 사실 낯은 좀 가리는 편이다. 음… 적어도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아는 척 할 만큼 넉살이 좋지는 않다. 뭐, 활달한 건 맞다.



그런 동시에 당신은 굉장히 충동적이고 집착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나만 해도 슬럼프가 오면 다시 부활하기보단 낙향할 생각만 하게 된다. 당신은 어떤가?


자존심이 날 만든다. 내가 대표하는 브랜드고 내가 운영하는 회사다. 내 자존심이 오아이오아이에 걸려있다. 내 자존심을 건 만큼 열심히 해야 하고, 그렇게 해서 흠 잡힐 곳 없는 옷들을 만들고 싶다. 봉제 불량이란 소리 나오면 마음이 너무 아프고, 그린 것과 실물 사이에서 조금만 색이 다 갈아엎을 정도로 열심히 준비한다. 다 다시 만든다. 한 포인트라도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있으면 처음부터 다 다시 만든다. 그래야만 오래 갈 수 있는 브랜드, 내 자존심이 허락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주어진 기회마다 열심히 하고 내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한다.



피곤하게 산다.


가끔은 머리가 아프다. 다 내려놓고 그만 두고 싶을 때가 있다. 가까운 사람들이 일 좀 적당히 하라고 말할 때마다, 누군가를 만나고 있음과 동시에 스마트폰으로 일과 관련된 것들을 보고 있을 때마다 만나는 이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이게 너무 재미있다. 일이 너무 재미있다. 샘플을 통해 상상이 물질적으로 구현되는 것을 볼 때마다, 그것을 어떻게 예쁘게 사진으로 찍을지 고민할 때마다, 그리고 그 사진이 나올 때마다. 너무 재미있다.



당신의 자존심이 걸린 오아이오아이란 브랜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지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늘 신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무언가의 인기가 좋다고 해서 그것에만 메여 있지 않고 계속 그 다음으로 나아가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다. 정체되어 있는 것은 일단 내가 싫다. 재미 없다. 내 스스로가 무언가를 계속 시도하고 싶어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계속 새로운 것을 제안하는 브랜드’ 란 정체성을 가지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읽혀졌으면 좋겠다. 오아이오아이란 브랜드의 대중적 정체성 자체가 그랬으면 좋겠다. 그건 나도 좋다. 



“정체성은 이어가지만 늘 신선하고 싶다.” 정도면 정확할까?


맞다. 그게 오아이오아이가 이루고 싶은 바다.






이번 시즌 컬렉션의 주제는 무엇인가?


하이틴(High-Teen)이다. 단어와 주제로 그릴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디자인에 담았다. 



소녀에게 어울릴 만한 옷들이 담길까?


소녀는 소년데 좀 반항적인 소녀가 될 것이다. 퍼 소재를 가미한 크롭트 스웨트셔츠, 독특한 니트와 바지들이 기다리고 있다. 베이스볼 점퍼와 코트, 머스탱 재킷, 퍼로 된 가방도 있으며 모두 정형화된 소녀의 이미지와는 다른, 독특하고 반항적인 소녀의 이미지를 담아 만들었다. 또 F/W 시즌 컬렉션인 만큼 묵직한 질감을 주고 싶었고, 그것을 주제와 어색함 없이 어우러지게끔 조정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시간이 많이 걸린 지점에는 상상뿐만 아니라 구현도 있다. 요컨대 샘플을 만들고 수정하는 작업만 해도 많이 반복되었다. 아까 말한 그대로 ‘집착적으로’ 원하는 실루엣과 색을 잡는 작업에 시간이 많이 소모되었다. 



무엇에서 영감을 받았는가?


영화가 많은 영향을 주었다. 개인적으로 웨스 앤더슨(Wes Anderson)과 팀 버튼(Tim Burton) 감독의 영화들을 무척 좋아한다.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마냥 그런 것만은 아니고 동시에 키치한, 그런 것들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 



영감은 어떻게 옷이 되었는가?


받은 영감을 바로 스케치하고, 스케치는 도식화가 된다. 스케치는 손으로 하고 도식화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하는데, 작업과정 전반에선 손으로 하는 작업의 비중이 더 크다.



손그림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면?


컴퓨터는 마우스나 태블릿을 써야 하는데 펜은 바로 쓸 수 있다. 집 침대 바로 옆에도 스케치북을 두고 있다. 일하는 내내 생각하고 생각이 날 때마다 바로 그린다. 정해진 업무시간이 아침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이긴 한데, 실상 일은 하루 종일 한다. 요컨대 하이틴이라는 이번 시즌 주제에 맞춰 하루 종일 생각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일중독이다.



이번 시즌 컬렉션을 설계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가치는 무엇인가?


디테일이다. 디자인, 소재, 실루엣, 색 등등, 다양한 요소에서 세부적인 것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요컨대 계절감을 맞추기 위해 니트와 퍼를 고르는 동시에 원하는 질감이 옷에 담기게끔 원하는 두께와 촉감을 가진 재료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과 같다. 



구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자. 앞서서 실루엣의 수정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옷들 전반이 여유 있는 실루엣으로 그려진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세한 수정이 필요한가?


결국 ‘디테일’의 문제다. 기존 오아이오아이의 옷에서 많이 바뀌지는 않았다. 다만 그 전형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샘플을 완벽하게 맞추는 일이 오래 걸렸다. 길이감, 소매선, 품, 그 모든 것을 내가 완벽하게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형에 맞추는 일이 오래 걸렸다. 



스스로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절대 안 되는 것인가?


디자인이 나오면 사내 품평회를 하긴 한다. 의견 참조 비중은 대략 7대 3 정도. 내가 7이다. 그런데, 사실 내가 절대 안 되면 그 옷은 안된다. 도저히 안된다. 절대 안된다. 


물론 시장 동향을 보기도 하고 요즘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옷이 무엇인지에 대해 분석을 하기도 한다. 다만 그 모든 정보를 종합해 거치는 결론은 내 생각이다. 생각은 혼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관의 거름망을 거친 옷만이 나올 수 있다. 결국 오아이오아이에선 내 스스로가 안 입을 옷은 나오지 않는다.



확고하다. 충분히 느낄 정도로 확고하다. 알겠으니 이야기를 돌려보자. 당신의 결론을 만드는 의견들은 어디에서 얻는가?


역시 가장 큰 창구는 옷을 보는 사람들, 그리고 사거나 의견을 보내주는 사람들이다. 그 외에 직접 건내주는 말, SNS, 블로그, 주변 디자이너 친구들, 친한 에디터들 등 다양한 곳에서 이야기를 듣는다. 좋았단 말을 들으면 무척 기분이 좋고, 아니란 이야기를 들으면 크게 상처받고.



가깝게 지내는 디자이너 친구들론 누가 있는가?


참스(Charms), 꾸르지엠(COUREGIEM), 그리고 다이애그널(Diagonal) 등과 친하다.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만큼 같은 시기에 같이 바쁘기에 자주는 못 보지만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서 서로 돕고 그런다. 편집매장을 통해서, 그때 MD 친구가 다리 역할을 해줘서 친해지게 된 사람들이다. 다들 90년생 동갑내기란 점이 서로를 묶는 끈이 되었고 그 이후로 좋은 친구들이 되었다. 


다만 디자인적인 면에서 교류는 전혀 없다. 그건 서로의 분명한 영역이며 교류해야 할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괜한 오해도 만들 수 있으니, 서로 자의적으로 생각했던 아이디어가 결과물로 나오기 전에 공유된다면 누군가가 누군가를 따라서 했다는 오해가 생길 수 있다. 그런 이유들로 인해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디자인적 교류를 전혀 하지 않는다.



디자이너가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한다면 무슨 이야기를 하는가?


일과 관련된 이야기는 거의 안 한다. 운을 띄우는 정도로 전체의 10% 정도만 하고, 나머지는 마냥 노는 걸로 채운다. 요즘엔 서로 바쁘다 보니 만난 지 오래되었다. 3개월은 넘은 것 같다. 특히 참스는 서울패션위크 컬렉션 때문에 정신 하나도 없어 보인다. 뭐, 나도 바쁘기도 하고.







옷은 여전히 재미있는가?


재미있다. 그리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봐줬으면 좋겠다.



“나를 더 많이 사랑해달라?” 로 해석하면 될까?


그렇다. 칭찬 받았으면 좋겠고 사람들이 계속 관심 가져주면 좋겠다.



그렇다면 당신을 안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컴플레인에는 어떻게 대처하는가?


검품을 철저히 하는 편이라 컴플레인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수준의 경우가 대다수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아프다. 뭐가 문제일까, 생각한다. 그리고 바로잡기 위해서, 원천적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방법에 대해서 모색한다. 보다 나은 브랜드가 되고 싶기 때문에 그렇다. 당연한 일이다.



오아이오아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11년 오아이오아이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좋아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최근에 들어서 좋아하게 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처음의 정체성은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계속 새로운 시도를 더하며 브랜드를 바뀌어왔고, 이번 시즌 컬렉션만 하더라도 다양한 지점에서 새로운 시도들을 더했다. 이런 노선이 처음부터 좋아해준 사람과 최근부터 좋아하길 시작한 사람 모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기를 기원한다.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더할 것이며 그런 과감성 자체가 브랜드가 정체성인 것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럼 이번에는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해줄 말.


기왕지사 싫어할 것 그 이유를 좀 말해줬으면 좋겠다. 나름 모니터링을 한다고 열심히 살펴보고 있지만 내가 놓치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니 불만을 느꼈다면 번거롭더라도 나와 오아이오아이에게 그 이유를 알려주길 부탁한다. 불만족에 이유가 없으면, 그 원인에 대해 대처를 할 수 없고 개선할 수 없다. 그저 마음만 아프다. 그러니, 기왕지사 싫어할 거라면 그 이유도 좀 말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반성을 하고 보다 나은 브랜드가 되게끔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 메일도 좋고 메시지도 좋고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 같은 것도 좋다. 성실히 참고하겠다.



싸울 것 같은데?


설마 그렇진 않겠지. 물론 주관이 강한 브랜드인 만큼 사람들의 말에 쉽게 좌지우지되진 않을 것이다. 의견은 참조하며 받을 것은 받고 스스로 수긍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왜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지에 대해 설명할 것이다.



마지막 질문이다. 앞으로 어떤 브랜드가 되고 싶은가?


그저 계속 변화하고 성장하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는 급격하게 성장해왔다. 앞으로 이런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곤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해왔다. 다만, 앞으로 그 기세가 좀 늦춰지더라도 내려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꺾이는 브랜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금씩이라도 성장하는, “저기는 이제 한 물 갔어.” 란 소리를 듣지 않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다. 계속 발전하고 싶다.

정예슬
90년생 여성 디자이너 정예슬은 예고와 예대 입 학후 산업디자인을 전공했으며, 2011년 대학교 휴학중에 O!Oi... 상품 전체보기